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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해의 영성 : 흐르는 물이 되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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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중 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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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6월 22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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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너희를 박해하는 자를 축복하라 축복하고 저주하지 말라
15.즐거워하는 자들과 함께 즐거워하고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
16.서로 마음을 같이하며 높은 데 마음을 두지 말고 도리어 낮은 데 처하며 스스로 지혜 있는 체 하지 말라
17.아무에게도 악을 악으로 갚지 말고 모든 사람 앞에서 선한 일을 도모하라
18.할 수 있거든 너희로서는 모든 사람과 더불어 화목하라
19.내 사랑하는 자들아 너희가 친히 원수를 갚지 말고 하나님의 진노하심에 맡기라 기록되었으되 원수 갚는 것이 내게 있으니 내가 갚으리라고 주께서 말씀하시니라
20.네 원수가 주리거든 먹이고 목마르거든 마시게 하라 그리함으로 네가 숯불을 그 머리에 쌓아 놓으리라
21.악에게 지지 말고 선으로 악을 이기라
(로마서 12장 14-21절) |
# 2025년 6월 22일(성령강림후2, 6.25민족화해주일)
“화해의 영성 : 흐르는 물이 되어”(로마서12:14-21)
한국전쟁은 한번 일어난 일이지만, 그 일로 75년 동안 이 땅은 여러 갈등과 대립이 생겼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필요한 것은 화해의 영성입니다. 2024년 파리올림픽 비치발리볼 여자부 결승전때 서로 신경전으로 말싸움이 시작되었습니다. 이때, <이매진>의 노래가 흘렀고 “평화 속에 살아가는 모습을 상상해 보라!”는 가사가 들려오자 선수들도 금새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할 수 있거든 너희로서는 모든 사람과 더불어 화목하라.’(18절) 이렇게 화해의 영성이 삶을 평화로 만듭니다.
화해의 영성 안에는 ‘축복’(14절)이 있고, ‘즐거워하는 자와 즐거워하고, 우는 자와 우는’(15절) 마음도 있지요.‘서로 마음을 같이하며 높은 데 마음을 두지 말고 도리어 낮은 데 처하며 스스로 지혜 있는 체 하지 말라!’(16절) 화해의 영성을 가지고 싶다면, 지혜있는 척 하지 말고, 자신의 마음을 상대와 같이 낮추라고 합니다. 얼마 전 동화 공모전이 있다고 해서 생각해 둔 창작동화가 하나 있습니다. 제목은 손가락 왕입니다. 한 아이가 손가락 하나로 집도 짓고, 하늘도 날고, 세상에서 왕처럼 살아갑니다. 그런데 뒤에서 핸드폰을 끄라는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현실로 돌아옵니다. 이처럼 사람들은 세상에서 왕처럼 살아가지만, 인생이 끝나는 날 자기 연약함을 즉시하게 됩니다. 이처럼 화해의 영성에는 자기 자랑이 없고, 자기 교만이 없고, 오직 겸손만이 있습니다.
이런 화해의 영성을 닮은 것이 물이겠지요. 물 없이는 생명체가 살 수 없습니다. 또 높은 곳에 머물다가도 낮은 곳에 길이 열리면 주저하지 않고 내려갑니다. 장애물을 만나면 다투기보다 슬그머니 비켜가고, 담겨진 그릇에 따라 자기 모양을 자유자재로 바꿉니다. 이런 물의 모습으로 사신 분이 우리 예수님이시지요. 유대인들이 다가가지 않은 수가성 여인에게 예수님은 찾아가셨습니다. 인생의 즐거움이 없는 그녀에게 찾아가서 생명의 기쁨을 주셨고, 낮은 그 자리에 앉으셔서 허탄한 말들을 다 들어주셨고, 물을 주기 싫어했지만, 물이 바위를 돌아가듯 그녀에게 강요하지 않고 복을 빌어 주었습니다. 그제서야 그녀는 물동이를 버렸습니다.(요4:28-29) 그녀가 마지막까지 들고 다니던 물동이가, 참된 생명수 되신 주님을 만나니 버려질 수 있었던 것입니다. 예수님도 화해의 영성으로 사람들을 대하셨으니, 우리도 그렇게 살아가면 어떨까요? 화해의 영성은 물의 영성이며, 그 물처럼 흐르다보면 사는 곳이 다 평안해 집니다.
말씀에 원수를 대하는 방식에 대해 말해 줍니다. 원수는 자신이 갚지 말고 하나님께 맡기라고 합니다. 그 말씀으로 ‘네 원수가 주리거든 먹이고 목마르거든 마시게 하라 그리함으로 네가 숯불을 그 머리에 쌓아 놓으리라.’(20절) 잠언 25장 21-22절의 말씀과 같은 말씀이지요. 원수가 화로가 꺼져서 밥을 만들어 먹을 수 없을 때는 불쌍한 마음으로 숯도 주고 밥도 주라는 것입니다. 그러면 하나님이 화해를 위한 선행을 기억하시고 갚아주시겠다고 합니다.
그 은혜가 바로 창세기 26장의 이삭의 모습이지요. 하나님께서 이삭이 지은 농사의 100배의 열매를 주시니 블레셋 사람들이 시기하여, 살던 곳을 떠나 우물을 파면서 지나가게 되지요. 그런데 그랄의 목자들이 시비를 겁니다. 하지만 물이 바위와 싸우지 않듯, 싸우지 않고 지나갑니다. 그리고 우물을 파기 시작합니다. 이삭의 마음에는 르호봇의 신앙이 있었습니다. 다툰다고 부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주님이 작정하시면 내가 복을 누린다는 평화를 사랑하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그곳에 주님은 정말 르호봇(창26:22), 즉 넓혀주시는 은혜를 허락해 주셨습니다. 이 르호봇의 신앙이 이삭의 태도로 드러난 것이 바로 화해였습니다.
먼저 화해하는 자가 선한 자이지요. 화해하지 못하는 자가 악에게 지는 자입니다. 한주간 크게 화냈던 일들을 기억해 보세요. 그리고 마지막 이 시를 읽고 화해의 길을 가시기를 빕니다. ‘한 친구에 대해 난 생각한다 / 어느 날 나는 그와 함께 식당으로 갔다/ 식당은 손님으로 만원이었다 / 주문한 음식이 늦어지자 / 친구는 여종업원을 불러 호통을 쳤다 / 무시를 당한 여종업원은 눈물을 글썽이며 서 있었다 / 그리고 잠시 후 우리가 주문한 음식이 나왔다 / 난 지금 그 친구의 무덤 앞에 서 있다 / 식당에서 함께 식사를 한 것이 불과 한 달 전이었는데 / 그는 이제 땅속에 누워 있다 / 그런데 그 10분 때문에 그토록 화를 내다니’ 막스 에르만(Max Ehrmann)의 <한 친구에 대해 난 생각한다>라는 시인데, 결국은 화해의 영성이 우리 삶을 행복하게 합니다. 주님처럼, 흐르는 물이 되어 그 길을 가게 되기를 축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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